스팀청소기 모방 사례로 본 특허 문제

PATENT SQUARE Offical Writer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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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생활가전 전문 기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한경희생활과학'! 회사 대표(CEO)의 이름과 제품 그리고 회사명까지 모두 동일한 기업으로 평범한 주부에서 연 매출 1,000억 원을 올리는 CEO가 되기까지 한경희 대표의 삶은 파란만장했습니다. 가정마다 하나씩은 구매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스팀 청소기가 주요 성공요소였죠. 


하지만 지난 2017년 초 '한경희생활과학'이 워크아웃(work out,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절차에 들어가면서 경영 위기에 빠진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현재는 기업 회생 절차의 조기 졸업을 선언한 상태인데요. 기업의 회생 절차 상황에서도 신제품 개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또한 '주부가 만든' ‘주부를 위한’ 회사가 사라지는 건 막아야 한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움직임으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많은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한 기업의 성공과 위기 이야기에서 ‘특허’와 관련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는데요. 어떤 교훈일까요? 


○ 획기적인 청소기! 근데 왜 워크아웃에 빠졌을까?


'한경희생활과학'을 성공으로 이끈 제품은 스팀청소기입니다. 진공으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스팀으로 바닥을 닦는 새로운 형태의 청소기로 출시 당시 획기적인 청소기로 불렸는데요. 이처럼 기존의 진공청소기와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해 빠르게 성공한 '한경희생활과학'은 왜 워크아웃 절차에 들게 됐을까요?


여러 언론을 통해 CEO가 인정했던 말처럼 무리한 사업 확장, 해외 투자 실패로 인한 자금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스팀 청소기를 사용해 본 입장에서 이유를 생각해봤을 때 '특허 문제'도 실패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한경희생활과학'은 사업 초기에 스팀 청소기 관련 특허에 집중적으로 출원·등록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특허 등록을 해뒀기 때문에 한동안은 모방 제품이 나타나지 않아 '스팀 청소 기능'으로 청소기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생각했을 테죠.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요?


현재 온라인에서 스팀 청소기 판매하는 곳을 검색해보면, 다수의 유명 기업부터 신생 기업까지 약 10여 개의 곳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경희생활과학'에서 특허를 등록해 기술 보호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모방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출시되는 걸까요?


이때 특허등록과 관련해 놓쳐서 안 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실제 제품에 구현된 신기술의 핵심 내용’과 ‘특허로 보호되는 핵심 내용’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허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특허청에 실제 제품을 제출하는 게 아닌, 제품에 담긴 신기술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한 서류를 심사 받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특허청에 제출한 서류에 적힌 기술의 핵심이 실제 신기술의 내용과 다르면 문제가 생길 수 있죠.

< 출처: 특허청 키프리스(KIPRIS) >

< 네이버 쇼핑 '스팀청소기' 검색 결과 >


'한경희생활과학' 스팀 청소기의 핵심 신기술은 “스팀으로 청소하는 기능”입니다. 진공 청소 기능은 오래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이는 차별성이 없죠. 그러므로 특허를 등록할 때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스팀 청소 기능'인데요. 해당 기능을 중심으로 이를 모방하지 못하도록 요청했어야 합니다. 스팀 청소 기능에 대한 특허를 보유함으로써 모든 모방품에 대해 판매 중단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만약 특허 등록 과정에서 스팀 청소와 진공 청소 기능을 '동시에 갖는 경우'에만 보호되는 것으로 한정해 특허 등록을 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얼마든지 스팀 청소 기능은 있고 진공 청소 기능은 없는 모방 제품이 출시될 수 있습니다. 특허 보호 대상에서 차이가 생기므로 이를 막을 수 없죠. 이 때문에 특허 등록을 받는 과정에서 실제 제품에 적용된 필수 핵심 기술만 특허를 받아내야 합니다.

< 출처: flickr.com >


본인만의 특별한 기술로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나 신생기업 입장에서 이러한 특허 관련 지식이 없이, 특허 등록 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허 등록을 빨리 받을 수는 있어도 나중에 특허를 통해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는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죠. 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신기술로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기술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는 특허권을 얻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자료인용 : 트거청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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