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소설 ‘소나기’ 속에 300여건의 특허가

PATENT SQUARE Offical Writer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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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신약 ‘비아그라’의 복제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천연물신약1)’이 FTA 이후 위기의 국내 제약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00부터 2011년까지 천연물신약과 관련된 특허등록 건수가 2500여건에 달하고, 자생식물을 이용하는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가 차지하는 비율이 2200여건으로 90%에 달하고 있습니다.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다룬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서 등장하는 들풀과 들꽃 등에서만 300여건의 천연물 의약 특허출원이 있을 정도인데요. 소녀가 조약돌을 던지고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사라지던 갈꽃 밭의 갈대는 2000년 이후 비만 치료제 등으로 11건이 특허출원 되었습니다.


소년이 징검다리에서 소녀를 흉내 내다 부끄러워 달아나던 메밀밭의 메밀은 혈전치료제 등으로 38건, 소년이 소녀에게 한 옴큼 꺾어준 들국화(60건), 싸리꽃(8건), 도라지꽃(136건) 그리고 소녀가 양산 받듯이 해보인 노란색의 마타리꽃(7건) 등의 식물도 아토피, 심혈관계 질환 및 염증 치료제 등으로 다수 특허출원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소녀가 서울 학교의 등나무 꽃 같다고 생각한 칡꽃의 칡은 치매치료제 등으로 24건 출원되는 등 이 단편소설 한권에 나오는 국내 자생식물들 만으로도 2000년 이후 300 여건의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출원이 있을 정도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의약분야에서 부여된 특허권에서도 자생식물을 이용하는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동안 천연물신약과 관련된 특허등록은 2488건으로 이중 내국인은 2267건(91.2 %)을 차지했고,  같은 기간 합성물질을 원료로 하는 의약용도 관련 전체 특허등록 건수(3593건, 이중 내국인 1422건)에 육박하는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내국인의 국제특허출원(PCT)중에서도 천연물신약관련 출원은 328건으로 전체 의약관련 국제특허출원(1,009건)의 24 %에 이르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통계로부터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이용한 천연물신약 관련 보유특허는 세계적 수준에 위치해 있으며 해외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준비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것을 알수 있는데요. 실제로 출시되어 국내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천연물 신약도 적지 않습니다.


누적 매출액이 3천억이 넘는 위염 치료제 ‘스티렌정(동아제약)’은 쑥, 1천억대의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정(SK 케미칼)’은 꿀풀, 하눌타리라는 쉽게 볼 수 있는 자생식물이 원료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최근 새롭게 허가된 3종의 천연물신약의 원료도 담쟁이덩굴(시네츄라시럽, 기관지염 치료제, 안국약품), 나팔꽃(모티리톤정, 소화불량 치료제, 동아제약) 등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자생식물로 알려져 왔는데요.

우리나라는 300 여종의 우리나라 특산식물2)을 포함하는 4,500 여종의 식물이 자생하며 전통적으로도 자생식물을 약물치료에 이용하는 지식이 풍부하여 천연물신약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천연물신약이 복제약 중심의 국내 제약회사가 다국적 제약회사에 맞설 수 있는 비교우위의 분야로 평가되지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등록된 특허로 보면 허가 또는 시판된 천연물신약이 합성신약에 비하여 매우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출원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학 등의 기초연구기관의 특허권이 실제로 제품화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향후 산·학·연 간의 특허권 공유가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자료인용 : 특허청 블로그)


1) 주로 식물추출물을 이용하며 광물, 동물 또는 미생물로부터도 얻어지는 의약품으로서 조성성분ㆍ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을 말한다. 

2) 특산식물(endemic plants)이란 어느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육하는 고유식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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