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Parody)로 인정받은 디자인을 차용하는 것은 가능할까?

PATENT SQUARE Offical Writer
2021-04-20
조회수 131


○ 마이아더백을 아시나요?


마이아더백(My Other Bag)이라고 하는 브랜드를 아시나요? 마이아더백은 샤넬, 루이비통, 고야드 등의 명품백을 모티브로 하여 패러디한 방식의 가방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마이아더백은 패션의 중심지인 LA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디자이너 타라 마틴(Tara Martin)이 장을 보고 나오며 고급 가방 대신 물건을 편하게 담을 수 있는 가방이 없을까 고민하다 캔버스 천에 가방디자인을 프린트하여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출처 : MyOtherBag >


이 가방은 캔버스 가방의 한 면에는 명품 가방을 일러스트화 하여 그려 넣고 다른 면에는 My Other Bag이라는 명칭을 크게 써넣었습니다. 이처럼 "나의 다른 가방"이라는 표현은 '나는 명품 가방이 있지만, 지금은 이 실용적인 Other bag을 들겠다!'는 식의 메시지를 곁들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위트에 환호했고 유명한 연예인들과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너도나도 이 가방을 들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 루이비통 백과 마이아더백 >


이 가방에 대하여 루이비통은 자사의 상표가 희석되었다는 이유로 소를 제기 하였으나 미국 법원에서는 마이아더백을 "적법한 패러디에 해당"한다고 보아 기각하였습니다. 그 이유를 요약하자면 1) 마이아더백은 값이 싼 캔버스 재질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루이비통이 절대 가방에 사용할 리 없는 재질이고, 2) 가방의 뒷면에 "My Other Bag"이라고 표기함으로써 위트 있는 메세지를 썼으므로 적법한 패러디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마이아더백'과 우리나라의 화장품 회사인 '더페이스샵'이 콜라보 한 사건


미국에서는 위의 마이아더백에 대하여 적법한 패러디로 인정하였으나(더 페이스샵과 마이아더백이 콜라보를 하던 시점 기준) 과연 이 '마이아더백'의 디자인을 다시 차용하는 것은 적법할까요?


2016년에 우리나라의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에서 마이아더백과 콜라보하여 루이비통의 패턴을 자사의 쿠션 화장품 및 화장품을 담는 주머니에 사용하였습니다. 눈에 띄는 디자인의 이 화장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동년도 4월부터 11월까지 약 10만개를 생산·판매할 정도로 히트를 쳤습니다.

이에 루이비통 측에서는 2016년 12월, “더페이스샵의 행위는 자사의 제품과 유사한 표장을 사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부정경쟁행위"이며, "더페이스샵은 루이비통 상품과 유사한 표장을 사용해 더페이스샵 제품을 루이비통 제품으로 혼동하게 했고, 루이비통 상품표지의 식별력과 명성을 손상시켰으며 표지 무단 사용으로 루이비통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돼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 가목 또는 나목의 혼동하게 하는 행위 외에 비상업적 사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ㆍ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 또는 영업임을 표시한 표지(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에 관하여는 상품 판매ㆍ서비스 제공방법 또는 간판ㆍ외관ㆍ실내장식 등 영업제공 장소의 전체적인 외관을 포함한다)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ㆍ반포 또는 수입ㆍ수출하여 타인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


○ 1심 판단 - 더페이스샵의 패소


더페이스샵은 기존 미국에서의 루이비통 판결을 근거로 이는 적법한 상표 패러디로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였습니다. 이에 1심 판결은 "소비자가 더페이스샵 제품을 루이비통제품과 동일한 출처로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더페이스샵 제품에는 마이아더백의 패러디적 맥락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루이비통 표장의 가치를 희석화했다며 더페이스샵 측에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 출처 : THE FACE SHOP >


○ 2심 판단 - 더페이스샵의 패소


항소심에서도 더페이스샵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재차 인정하였으며, 1심과 달리 '더페이스샵 제품이 루이비통 상품과 혼동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받아들여져 손해배상 액수도 7,000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재판부에서는 "일반 수요자는 루이비통과 더페이스샵 사이에 제휴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잘못 믿을 수 있으므로, 이는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양측은 상고하지 않았고, 결국, 2심에서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 결론


이처럼 상품 표장을 모방하는 경우 단순히 상표권 침해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 상 부정경쟁행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더페이스샵 사건을 통해 패러디의 특별한 의미가 없고 창작적인 요소가 가미되지 않거나 패러디한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상표권 침해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패러디’ 제품 제작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러한 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인용 : 특허청 디자인맵, 김동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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